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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댁의 옷을 입은 소녀같은 영화
  • 애니씽 작성글 전체보기
  • 추천 2 | 조회 739 | 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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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주]는 촌스러운 영화다. 이것은 시골스럽다는 거나 투박함을 말하는게 아니다. 질끈 묶은 머리에 무릎 아래 치마 길이를 고수하던 모범생이 대학에 입학한 뒤 멋도 모르고 과감한 패션을 시도할 때의 그 촌스러움이 이 영화에 존재한다.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이다. 주인공 중식은 비오는 날 여학생들의 성화에 첫사랑 이야기를, 그것도 꽤 섬세한 묘사까지 곁들여 심취해 이야기 해주는 로맨티스트이다. 이 영화가 그리는 사랑이야기는 사랑한다고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고 애닳프게 서로를 맴도는 소녀적인 감수성에서 기원하고 있다. 마음에 없는 결혼으로 부인과 잠자리도 하지 못하고 벌벌 떨거나 첫사랑 태클에 거의 경기하다시피 동용하는 중식만 봐도 이 영화의 태생은 그렇다.

 

 

 

하지만 감상적인 순정 멜로를 그리기엔 감독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거다. 영화는 그래서 파주라는 거친 공간으로 포장된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인 투박한 포장과 섬세한 멜로는 서로 겉돌고 있다. 중식은 운동권 출신으로 지금도 철대위의 선두 지휘를 맡는 사회 운동가이다. 하지만 솔직히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다. 은모가 '형부는 왜 이런일을 하느냐'고 묻는 장면에서는 묻고 싶은 말을 물어주는 듯 했다. 아무리봐도 중식이라는 로맨틱한 인물을 넘어서 이 영화 자체가 이런 배경이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지금 시국에서 철거민들과 개발 세력의 사투는 꽤 적절하고 이야기 되어져야할 소재이기는 한다. 하지만 이 철대위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나, 중식이 몸담고 있었던 운동권 인물들의 대화는 그다지 고단한 삶을 누리고 사지에 몰린 서민 같지가 않다. 그러기엔 너무 매끈하고 지식인 냄새가 난다.

영화의 대본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꽤 의미심장하고 함축된 대사가 적재 적소에 뱉어지긴 하지만 이것은 보통 평범한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사가 아니라 소설속 인물들이 쓸 만한 다듬어진 문어체적 느낌이다. 아무리 봐도 [파주]는 서민적인 영화가 아니다. 

 

 

 

만약 이 부분을 좀 더 연륜있는 남성 감독이 그렸으면 어땠을까?(여기서 패미니즘 걸고 넘어지시면 저 화낼 겁니다.) 그랬다면 영화의 투박한 포장은 좀 더 현실감을 띄었을지도 모르겠다. 절제된 중식과 은모의 감정에 대비되는 역동성도 띄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성감독의 손에 넘어간 순간 이 영화의 가장 보석같은 부분 역시 날아가 버릴 거다.중식과 은모의 팽팽하게 긴장된 심리 묘사는 섬세한 여성 감독의 손에서 그려질 수 있는 것들이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태클 사절입니다.)

제대로 된 신체 접촉이나 대화가 없이도 두사람의 서로를 향한 감정은 긴장감있게 공기를 맴돈다. 은모가 중식을 사랑한다는데서 갖는 죄의식은 동전의 양면으로 언니의 죽음에 죄책감 역시 존재한다. 중식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는 순간 닥쳐올 파장에 대해 이 아가씨는 본능적으로 두려워하고 그것을 회피하게 된다. 이런 이면적인 면을 영화는 섬세한 장치들을 배치해 무리없이 그려낸다. 그리고 이것을 연기하는 배우들 역시 좋다. 이선균은 기존의 귀공자 같은 이미지에 순수하면서도 도피적인 중식이라는 인물을 덧씌워 감상적이면서도 절제하는 인물선을 잘 타고 있다. 갈팡질팡하는 영화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여학생들이 열광하는 총각 선생님 역은 정말 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우는 독보적이라는 말이 정말 아깝지가 않다. 때로는 천진한 소녀같이, 어쩔때는 앙큼한 요부같이 정말 다양한 이미지를 영화에서 보여준다. 특히 클로즈업 된 서우의 표정은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얼굴에 담아내는 젊은 여배우가 있었던가 싶게 풍부하다. 복잡 미묘한 은모의 심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중학생 소녀에서 20대 여성까지 연기하는 그녀는 이 영화에서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서우라는 배우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영화를 보고나니 버지니아 울프가 샬럿 브론테를 제인 오스틴과 비교한 비평이 생각났다. 울프가 평하길 브론테는 오스틴보다 훨씬 재능이 뛰어난 작가였다. 하지만 남성적인 문장에 집착하여 무리한 결과 그것이 능력을 발휘하는데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은 브론테만한 재능이 없음에도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자연스럽고 자신에 맞는 문장으로 많은 것을 말했다. 박찬옥 감독도 굳이 세고 투박한 척 할 필요없이 자신의 재능에 충실했으면 어땠을까? 굳이 거친 포장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이 섬세한 영화는 훨씬 세련되고 깔끔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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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100자평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네티즌별점1.0
대 실 망
m.m;
2012
네티즌별점9.0
소재는 진부함..볼거리는 화려..
어영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