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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의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로 영화계가 뜨겁다. 공개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로 올랐다는 것이 과거의 경험상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았는데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로 연타석 인기를 끈 ‘하지원’이 후보조차 오르지 못한 상황이 전개되자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싶었다. 많은 작품에 출연한 적은 없지만 ‘장나라’라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여배우의 새로운 시도와 그 진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확인한 개인적인 판단은 후보자 중 하나로써 부족함이 없었단 것이다. 그녀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어떤 묘한 검색창 장면이 처음부터 나온다.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면 무슨 글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순식간의 일이었고, 난 보지 못했다. 그러나 중요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음 서사로서 주인공이 어떤 캐릭터인지 쉽게 알 수 있으니까. ‘하늘’이란, 장나라가 담당한, 24살이지만 6세의 지능만을 갖고 있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등장한다. 부모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진 후, 아파트의 어느 층, 어느 방이란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는 불쌍한 소녀, 그 자체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것을 모르는 듯, 자기 공간에서 바이올린을 키면서 세상과 등진 채, 오직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과 생각만 소통하고 있다. 즉 단절된 세계에서 자신이 만든 왕국과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얼굴엔 전혀 고통이나 불행이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가장 행복해 보이는 그런 얼굴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의 인생을 살고 싶은 이유는 비극적이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 엄마와 아빠를 기다리며 그녀는 성숙한 자신의 현실을 거부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녀는 어린 숙녀로만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현실에서의 타자다.

그녀는 자기 멋대로 친구를 정한다. 그 친구는 맞은 편 아파트 집에 살고 있는 어느 소녀다. 그녀의 이름은 ‘바다’다. 영화 제목인 ‘하늘과 바다’의 후자다. 그녀는 새엄마와의 갈등으로 인해 세상과의 불행을 담고 산다. 그리고 세상과 단절한다. 어쩌면 처음부터 새엄마와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녀는 방안에 틀어박힌 상태에서 하늘처럼 세상과 단절한 것이 아닌, 상대에게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토로하면서 자신만의 불만을 가득 담고 타인이 다가서는 것을 매섭게 몰아붙이며 혼자가 된, 그런 고립을 선택한 소녀다. 누구나 그러하듯 평범하게 컸고 지능적인 면에서도 전혀 문제없는 그녀지만 그녀는 불행하다. 그녀에겐 어쩌면 새엄마 이전의 그 현실을 갈망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 점에서 그녀 역시 현실을 거부하는 또 다른 현실의 타자다. 이 두 주인공은 그래서 대립적인 존재다. 그녀들의 이름들인 하늘과 바다는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다. 결코 찾아 갈 수 없는 수평선에서만 그녀들은 서로 만날 뿐이다. 그런 물리적인 거리감이 영화의 두 명에게 역시나 존재한다. 그런 그녀들 역시 공유감이 존재한다. 즉, 그녀들은 현실을 거부하며 과거로의 집착을 하고 있는 현실 부적응자일지 모르겠다. 
영화는 진부한 소재를 보여주듯, 그녀들의 우정이 싹트고 갈등은 해소되는 그런 뻔한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런 진부함 속에서 우린 색다른 것들을 경험한다. 주제가 인기를 끄는 요인도 아니고 그것이 영화의 매력도 아니다. 무엇보다 감독과 제작진이 만든 진부한 것들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고 즐기며, 또 하나, 그것을 연기하는 연기자들의 색다른 매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바로 그곳에 연기자가 있다. 어린 동화 같은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한 장나라는 과거의 캐릭터 속에 멈춘 듯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성인이고 어렸을 적의 내면적 trauma를 자기 나름대로 치유하려는 6살의 하늘을 성숙하게, 그리고 그 누구보다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연기한다. 그래서 그녀는 다 큰 6살로 정확히 보였다. 그리고 이 영화의 수준이 높게 유지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 속의 다양한 선택과 갈등, 그리고 그것들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서사로 감정이입을 하거나 대비해 보는 것을 통해 정서를 느끼도록 만들었다. 자신이 왜 이상야릇한 이름의 피자를 계속 주문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울먹이면서 밝히는 장면에서 그녀는 자신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린 동화 속에 감춰둔 잔혹한 어느 일상의 비극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간과된다면 장나라란 연기자는 단순히 과거의 인기에 집착하는 잘나가는 그녀일 뿐이다.

영화는 잔혹동화와 같다. 그러나 영화 속의 아픔을 극복한다. 그런데 그 극복이란 것은 다시 엄마와 아빠가 살아서 돌아오거나, 새엄마와 아빠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현실에 대한 정확하고 솔직한 인식, 그리고 그를 통한 성장을 토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어른으로 가는 과정을 통해 내면의 trauma를 극복하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하늘과 바다는 자신을 속인 진구를 받아을 수 있는지 모른다. 타인을 위해 타인을 담을 수 있는 내면적 성숙을 다져가는 힘든 과거를 지닌 성숙한 지금의 그녀들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며 자신들만의 노래를 부르고 자신의 가장 오랜 친구인 바이올린을 키는 것을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런 건강성이야말로, 신선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가 꿈꾸는 해결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린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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