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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설파하는 예수 그리스도 [2] 스포일러
  • 문성훈 작성글 전체보기
  • 추천 2 | 조회 544 | 2009.10.26


 이 영화를 상징과 알레고리로 기록한 예수의 이야기라고 보는 것은 일종의 오독인 듯 합니다.  상징이니 알레고리이니 할 것도 없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타오(기무라 타쿠야)는 '예수'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예수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그가 겪게 되는 끔찍한 고통에 마땅히 수반될 법한 구원이라는 개념이 이 영화에는 없습니다. 클라인(조쉬 하트넷)이나 수동포(이병헌)도 사정은 마찬가지에요. 연쇄살인범과의 조우로 정신이 이상해져버려 경찰직을 관두고 사립탐정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클라인에게, 세상의 모든 것들은 피로 얼룩진 폭력과 살생의 이미지로 치환돼 버립니다. 이런 개인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폐인과도 같은 인물에게 어이없게도 거대 제약회사의 대부호가 거액의 의뢰료를 쥐어주며 자신의 아들인 시타오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전형적인 필름 느와르의 공식이라면 이런 도입부 이후에 전개될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어림짐작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클라인이 시타오를 찾는 과정에서 수동포의 삼합회 조직과 얽히게 되고 일련의 갈등 속에서 약간의 스릴러가 첨가되는...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인 트란 안 홍은 애초 이런 도식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얼핏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구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전엔 서로를 알지 못했던 세 명의 전혀 관련없는 등장인물들이 극적인 사건에 얽매이면서 서로에게 수렴하는 듯 하더니 결국 아슬아슬한 수평선을 유지하며 그대로 영화가 끝나버리는 구조 말입니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도 이렇듯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과 그가 빚어내는 드라마틱한 상황에 집중하는 영화가 아닌 듯 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 남자는 각기 자신의 문제에 몰두하기 바쁜 사념적이기 그지없는 인간군상들입니다. 실종된 의뢰인의 아들을 찾아야 하는 클라인이나, 자신의 애인을 되찾으려 하는 수동포나, 세상의 구원자로서 끔찍한 고통을 감내해가며 병든 자들을 치유하는 시타오나 고통스럽기 이를데 없는 삶을 살아가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구원'이 아닌 '고통'에 관한 영화입니다.

 영화 말미 수동포에 의해 십자가 모양의 나무판자에 처참하게 못박히는 시타오는 신약성서의 예수처럼 구슬프게 아버지를 부르짖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비록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대부호일지언정 그를 구원해 낼 수 있는 궁극의 구원자, 신이 아닙니다. 종국에 십자가에 못박힌 그를 구원해주는 인물은 결국 시타오와 다를 바 없이 똑같은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클라인이에요.  

 비교적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희망을 얘기하는 걸까요? 저는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구원'과 '희망'에 대한 일말의 여지조차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씁쓸했어요.



PS 1. 왕가위나 최근 두기봉의 영화들 이후로 홍콩의 야경을 가장 멋지게 담아낸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라디오헤드의 'Nude'나 'Climbing up the walls'가 장면 속에 잘 녹아들더군요. 정식 OST 발매계획은 없는 듯 해서 아쉽습니다.


PS 2.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이병헌 가운데 개인적으로 이병헌이 가장 멋졌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놈놈놈>에서의 '나쁜놈'과 흡사한 것 같더군요. 촬영시기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영화 : 나는 비와 함께 간다  게시판 보기  | 이미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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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100자평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네티즌별점1.0
대 실 망
m.m;
2012
네티즌별점9.0
소재는 진부함..볼거리는 화려..
어영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