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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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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나서 드는 의문. 대체 누가 제목을 이렇게 완전히 거꾸로 갖다 붙인걸까? 처음 이 영화의 한글 제목을 봤을 때 어째서 비와 함께 '온다(come)' 가 아니라, 비와 함께 '간다' 라고 했을까? 하고 궁금했는데, 역시나 완전히 잘못된 제목을 버젓이 갖다 붙인 것이었다. 예수가 행한 기적과 그가 겪어야 했던 고통, 그리고 부활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의 제목은 확실히 '나는 비와 함께 온다' 가 맞다. 왜 하필 예수였을까? 고통과 구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보다 나은 방법이 있었을텐데 굳이 예수 그리스도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을까? 프로는 복잡한 것을 간단히 압축하는 반면 아마추어는 간단한 것도 복잡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말이 있다. 이 영화가 그렇다. 쉬운 것도 어렵게 설명하는, 즉 간단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너무 겹겹이 포장해버린 느낌. 물론 <그린 파파야 향기(The Scent Of Green Papaya, 1993)>와 <시클로(Cyclo, 1995)>의 트란 안 홍 감독이 아마추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번 그의 신작은 그가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고스란히 전달받기가 너무나도 힘들다. 뻔히 예수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겠는데, 애써 그것을 아닌척하면서 그럴싸하게 포장하려는 듯한 느낌때문에 실망이 크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고통과 구원에 대한 감정들이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억지로 주입시키려는 느낌이다.
현대판 예수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고통과 구원을 이야기하려는 듯한 느낌의 이 영화는 오락적인 재미를 선사하거나 뭔가를 느끼게 하기는 커녕 불편함과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어설픈 영화가 되어 버렸다. 영화 속 인물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 역시 구원하지 못했다. 누구를 이야기하는가 못지않게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역시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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